정처없이 어디론가 걷는 남자, 속이 더부룩한지 조금 힘들어보인다.
어느 버스정류장에 멈춰서서 위치를 확인하려는 남자, 갑자기 재채기가 나온다.
그리고 한 여자를 보고 깜짝 놀란다. 여자는 몸을 살짝 일으켜 쭈뼛쭈뼛 주변을 살펴보다
옷을 툭툭 털고 일어나 당연하다는듯 가방에서 동전을 꺼내 남자에게 건넨다.
남자, 어리둥절한 얼굴로 이게 뭐냐고 묻는데 여자는 버스요금이라고 대답한다.
남자는 네? 라며 황당하게 되묻지만 여자는 그 말을 무시하고 떠난다.
연출의도
워낙 바쁘게 돌아가는 시대에 살다보니 어느 날 문득 내가 누구인지 왜 여기에 있는 것인지 정체성이 혼란스러울 때가 (저는 유독) 많았는데 시나리오 역시 어느 날 문득 떠올랐습니다. 주인공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본인만 망각한 채 살고 있는 모습을 담으면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